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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부산일보/2010.10.26]"국가대표가 꿈, 내일 향해 달리고 싶어요"

조회 : 1,072

등록일2010-10-26
작성자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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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가 꿈, 내일 향해 달리고 싶어요"

장애인 사이클 스타' 꿈꾸는 지적장애 김다혜 양

 

자전거 바퀴가 코스모스 향기를 맡으며 신나게 구른다. 머리를 스치는 시원한 가을바람이 '아름다운 내일이 저기 있어'라며 귓가에 속삭인다. 고추잠자리는 '힘 내'라고 응원하면서 함께 하늘을 난다. 벌써 두 시간째 페달을 밟는 다혜는 전혀 힘든 줄을 모른다.

김다혜(18)는 부산에 3명 뿐인 장애인 사이클 선수다. 부산동암학교(교장 예정수) 고등부 3학년에 재학중인 지적장애 3급 학생이다. 부산 연제구 연산9동에 있는 동암학교는 올해로 설립 30년을 맞은 특수교육학교.

 

부산동암학교 전학 뒤 발탁

4개월 만에 체전 금 2 획득

 

다혜가 사이클을 시작한 것은 지난 5월이었다. "울산 학성여고에 다니다 가정형편 때문에 4월 동암학교에 전학을 왔더군요." 동암학교에서 체육부장을 맡고 있는 서종수 교사의 설명이다.

 

다혜는 학교를 옮긴지 얼마 안 돼 서 교사에게 발탁됐다. 타고난 소질이 있었던 덕분에 실력은 일취월장했다. 6월 인천에서 열린 2010 전국 장애인-비장애인 어울림사이클대회에서 은메달 2개를 따냈다. 이어 지난달 대전에서 열린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는 한국신기록까지 세우며 금 2개와 은 1개를 목에 걸었다.

 

"처음에는 한달 동안 매일 60㎞씩 자전거를 탔어요. 이후에는 매일 100㎞로 운동량을 늘렸구요. 토·일요일과 방학 때도 매일 100㎞를 달렸습니다." 서 교사는 다혜가 지구력이 좋고 인내성이 뛰어나 사이클 선수로는 제격이라고 말했다.

 

둥근 두 바퀴는 다혜의 성격도 둥글둥글하게 바꿨다. 다혜의 엄마는 물론 두 동생도 지적장애인이다. 아빠는 술을 너무 많이 마셔 집안일에 항상 소홀하다고 한다. 이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다혜는 항상 우울했고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사이클을 시작한 뒤로는 성격이 밝아지고 다른 사람들과 스스럼없이 대화도 잘 나눈다.

 

다혜는 내달 4~5일 제주에서 열린 삼다배 사이클 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다. 내년 2월에는 강원도에서 열리는 장애인 동계체전에는 스케이팅 선수로도 출전하기로 했다.집이 없어 여성보호시설인 양지터에서 생활하는 다혜는 내년에는 학교를 졸업한다. 운동을 계속 하고 싶은 게 다혜의 꿈이다. 그러나 현재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사이클을 계속 타기는 힘들다.

 

"사이클은 너무 재미있어요. 앞으로 계속 운동을 해서 국가대표가 되고 싶어요. 국제대회에 나가면 너무 좋대요. 저도 외국에 가서 자전거를 탔으면 좋겠어요." 장애인 사이클 스타를 꿈꾸는 다혜의 눈은 힘든 현실을 잊고 내일을 향해 달리고 있다. 남태우 기자 leo@

 

부산일보| 23면 | 입력시간: 2010-10-26 [10:23:00]